범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서 가장 낮은 목소리로 곡의 문을 여는 멤버. 기타를 치고 곡을 쓰며, 쉴 새 없는 수다와 새벽 감성을 한 몸에 지녔다.
본명 최범규, 2001년 대구 출생. 데뷔 과정부터 드라마 같다. 열일곱 살, 학교 앞에서 아빠 차에 앉아 있는데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며 이름을 물었다. 시험 기간이라 서울 오디션은 못 간다고 하자, 이미 서울로 돌아갔던 직원이 오직 그를 보려고 다시 대구까지 내려왔다. 오디션에서는 기타를 쳤고, 노래와 춤은 회사에 들어와서야 처음 배웠다. 출근 첫날 들은 말은 ‘데뷔조’. 멤버 중 가장 늦게 합류했고, 2019년 데뷔 프로모션에서도 맨 마지막에 얼굴이 공개됐다.
연습생 신분으로 한림예고 실용무용과에 다니는 동안 교문 앞에서 다른 기획사 명함을 수없이 받았다. 비공개 연습생이라 ‘한범규’, ‘심범규’ 같은 가짜 이름으로 둘러댔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데뷔 준비 때문에 고등학교를 1년 늦게 들어가 태현, 휴닝카이와 같은 학교를 다녔다. 2년의 연습 끝에 2019년 투모로우바이투게더로 데뷔했고, 데뷔곡은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다. 소속은 하이브 산하 빅히트 뮤직.
팀에서 목소리가 가장 낮아 대부분의 곡에서 도입부를 맡는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인트로 요정’. 차분한 중저음이 높은 음역의 멤버들 사이에서 곡의 바닥을 깐다. 춤은 흐르기보다 각을 세우는 스타일이라 팀에서 가장 힘을 실어 춘다는 평을 듣는다. 기타는 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주인공처럼 치고 싶어서 시작했고, 중학교 땐 밴드부도 했다. 그 손으로 거울 속의 미로, Happy Fools, Blue Spring 같은 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2025년에는 믹스테이프 Panic을 냈다. 자기 곡을 쓰는 아이돌이 늘어난 흐름에서도 기타 한 대로 출발한 경우라 더 눈에 띈다.
팬들이 제일 좋아하는 수식어는 ‘낮 3시와 새벽 3시가 공존하는 아이’다. 평소엔 쉬지 않고 떠들고 애교가 넘쳐 팀의 ‘공식 다섯 살’로 통하지만, 가끔 위버스에 올리는 장문의 일기는 조용하고 깊다. 리더 수빈은 범규의 일기가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대신 스스로에게는 엄격해서, 연습생 때 안무가 늦게 익자 자기한테 화가 나 울었다고 한다. 2021년 ‘올해 가장 고마웠던 멤버’ 투표에서 멤버 세 명의 표를 받았을 때 반응은 ‘잘 살았나 봐요’였다.
이모지 변천사도 팬덤의 단골 이야깃거리다. 이름의 ‘범’에서 호랑이 🐯, 별명 밤규에서 밤 🌰, 팬들이 곰돌이라 부르자 곰 🐻, 그리고 팬사인회에서 한 팬이 곰인형으로 바꿔 달라고 부탁한 뒤로 지금의 🧸에 정착했다. 흰 옷을 입으면 말티즈 같다는 말엔 본인도 흡족해했고, 빽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말티즈 고함’으로 불린다. 벌레를 유난히 무서워해서 연습생 시절 현관 앞 벌레 때문에 연준이 연습 도중 퇴근해 잡아 준 적도 있다. 입이 짧기로도 유명해 과자 한 알을 네 번에 나눠 먹는 장면이 두고두고 회자된다.
의외의 연결고리도 많다. 같은 대구 칠곡 출신인 방탄소년단 슈가와 이야기하다 서로 옆 동에 살았다는 걸 알게 됐다. 방시혁 의장은 그의 양갈래 머리를 보고 이대로 활동하자고 했는데, 범규가 헤어 실장님께 제발 안 된다고 매달려 무산됐다. 개인 웹예능 운동짱범규에선 운동을 시작한 이유로 ‘의장님을 힘으로 들어서 컴백을 결정하게 하고 싶어서’를 댔다. 2022년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아이브 장원영과 한 화면에 잡힌 장면은 비주얼 투샷으로 크게 돌았고, 선배 진의 웹예능 달려라 석진에도 게스트로 나섰다.
게임 사랑도 진심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랭크를 꾸준히 돌리다 수빈에게 ‘마스터 간다더니 다이아 4로 떨어졌다’는 놀림을 받았지만, 2026년 5월 결국 마스터 승급을 인증했고 롤 공식 계정이 직접 축하를 남겼다. 그가 꼽은 가장 마법 같은 순간은 첫 신인상을 받던 날이다. 데뷔 전 ‘잘할 수 있을까’ 하던 불안이 한 번에 보상받는 느낌이라 눈물이 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