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1세대 아이돌 H.O.T.의 막내이자 래퍼. 팀이 갈라진 뒤에는 토니안·장우혁과 jtL을 꾸렸고, 지금은 솔로와 DJ로 무대를 이어 간다.
1980년 서울 강동구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네 살 위 누나 곁에서 자랐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아버지가 할부로 컬러 컴퓨터를 사 줬는데, 그 덕에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파는 내성적인 아이가 됐다. 강타의 말로는 H.O.T. 멤버들에게 인터넷이라는 게 있다고 처음 알려 준 사람이 그였다. 몸을 쓰는 재미는 태권도장에서 처음 알았고, 이소룡 영화에 빠져 쿵후 학원을 찾아다니다 기계체조까지 배웠다. 중학생 때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듀스의 녹화 테이프를 돌려 보며 춤을 독학했다. 인문계에 갈 성적이 되는데도 춤 연습할 시간을 벌겠다며 공고 진학을 밀어붙인 것도 그다.
고1 때 함께 춤추던 형들을 따라 무작정 SM 사무실을 찾아갔다. 첫 반응은 '아직 멀었다'였지만 이틀 뒤 전화가 왔다. 실력은 더 다듬어야 하지만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사기 회사일지도 모른다고 며칠을 고민하다 다시 찾아가 이수만 앞에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합격했다. 연습생 시절엔 문희준, 강타와 함께 백댄서로 무대에 섰는데, 부천이 서울인 줄 알고 늦잠 끝에 택시를 탔다가 공연을 통째로 놓친 사건 탓에 한동안 형들에게 '부천'이라고 놀림받았다.
1996년 H.O.T.로 데뷔했다. 춤은 장우혁과 문희준이, 노래는 다른 멤버들이 앞에 서다 보니 초반엔 파트가 적었고, 훗날 라디오스타에서 '인기 그룹의 인기 없는 멤버'라는 농담까지 들었다. 존재감이 너무 조용해서 공연 뒤 멤버들이 그를 두고 차를 출발시켰다가, 뒤에서 '형!' 하고 뛰어오는 모습을 백미러로 발견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도 캔디 시절 곱상한 막내는 3집부터 랩 파트를 늘리며 확실한 래퍼가 됐다. You Got Gun?, Pu Ha Ha, 버려진 아이들을 직접 써서 작곡 감각도 인정받았다. 1999년 H.O.T.가 올림픽주경기장 단독 콘서트를 열었을 때 그는 만 19세였고, 그 무대에 선 최연소 가수라는 기록이 남았다. 방송에선 말이 없어 신비주의 멤버로 통했지만 멤버끼리 있을 땐 형들에게 장난을 거는 '막내 온탑'이었다.
2001년 SM과의 재계약이 틀어지면서 H.O.T. 해체가 왔다. 그는 토니안, 장우혁과 함께 회사를 나와 jtL을 결성했고, 데뷔곡 A Better Day는 동명의 팝송에 그가 한국어 가사를 붙인 곡이다. jtL 이후 2005년 No Pain No Gain으로 솔로 앨범을 냈다. 2009년 현역으로 입대해 멤버 중 가장 늦게 병역을 마쳤는데, 2011년 전역식 날 해체 뒤 처음으로 다섯 멤버가 한자리에 모였다. 같이 입대해 같이 제대하자던 옛 약속은 못 지켰지만, 막내의 전역을 다 함께 맞아 준 셈이다.
그 뒤로는 중국 활동을 하다 2013년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고, 2017년부터는 J-Want라는 이름의 EDM DJ로 새 판을 열었다. 2018년 무한도전 토토가3로 H.O.T.가 다시 뭉쳤을 때 연습 중 혼자 멀찍이 떨어져 춤추다 유재석에게 '왜 혼자 방황하냐'는 핀잔을 들었고, 인스타그램 팔로잉이 0명이라는 사실도 이때 알려졌다. 2022년 복면가왕에서 처음으로 보컬 실력을 드러냈고, 2024년 첫 미니앨범 ONCE AGAIN을 냈다. 17년 만의 실물 앨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