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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

인물댄서1세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맏형이자 브레이킹 파워무브로 이름난 1세대 춤꾼. 팀 해체 뒤에는 제작자로 변신해 영턱스클럽을 띄웠다.

본명은 이상우, 1967년 안양 출생이다. 데뷔할 무렵 똑같은 이름의 인기 솔로 가수가 있어서 '주노'라는 이름을 새로 지었다. 돌 무렵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넉넉지 않게 자랐고,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춤으로 길을 냈다. 80년대 후반 그는 박남정 등과 함께 한국 비보이 1세대로 꼽히는 소문난 춤꾼이었고, 인순이를 비롯한 여러 가수의 무대 뒤에서 백댄서로 뛰었다. 1987년 영상에는 로봇춤을 추는 앳된 그가 남아 있다.

1991년, 백댄서 판에서 알고 지내던 후배 양현석이 연락을 해 왔다. 춤을 배우러 온 서태지가 3인조로 데뷔하려는데 자리가 하나 비었다는 것. 양현석이 여러 댄서를 소개했지만 서태지는 끝내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고, 마지막 카드가 선배 이주노였다. 그렇게 가장 늦게 들어온 사람이 서태지와 아이들의 맏형이 됐다. 서태지보다 다섯 살, 양현석보다 세 살 위였다. 그루브를 타는 양현석과 달리 이주노의 무기는 바닥을 휘젓는 파워무브였고, 1992년 데뷔곡 난 알아요 무대에서 두 사람의 대비가 그대로 보였다.

음악은 거의 서태지의 몫이었지만 이주노도 한 곡을 남겼다. 1995년 라이브 앨범에 실린 솔로곡 '너희가 소망이 되어'를 직접 쓰고 만들었는데, 당시 사전 심의 때문에 크레딧에는 본명 이상우로 올라갔다. 멤버 사이를 두고는 말이 많았다. 지방 공연 때 서태지와 양현석이 한방을 쓰고 이주노는 매니저와 잤다는 일화가 대표적이다. 이주노는 훗날 나이 차도 있고 두 사람의 케미가 워낙 좋아 스스로 자리를 비켜 줬다고 설명했다. 4년 동안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는 데는 세 사람의 말이 같다. 팀은 1996년 은퇴 발표로 막을 내렸다.

해체 직후 그는 KBS 2FM '이주노의 FM인기가요' DJ를 맡아, 같은 밤 10시에 MBC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하던 이문세와 정면으로 붙었다. 수도권에선 별밤이 셌지만 지방에선 별밤을 지역 MC가 진행했던 터라 오히려 이주노 쪽이 강했다. 방송 금지 판정을 받았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유감'을 두 번이나 기습적으로 틀기도 했다.

제작자로서의 첫 수는 대박이었다. 1996년 혼성 그룹 영턱스클럽을 키워 단숨에 인기 가수로 올려놨는데, 같은 시기 양현석의 첫 제작 그룹 킵식스가 고전하던 터라 더 빛났다. 뒷이야기도 있다. 당시 그의 회사 연습생이던 김재덕과 이재진을 DSP 대표가 찾아와 데려갔고, 두 사람은 훗날 젝스키스로 데뷔했다. 하지만 영턱스클럽의 기세는 앨범을 낼수록 꺾였고, 힙합 팀 허니 패밀리도, 2000년 솔로 앨범 '6 mill Bionic Juno'도 크게 터지지 않았다. 그 사이 양현석의 YG엔터테인먼트는 지누션과 원타임으로 치고 올라갔다. 2002년 영화 긴급조치 19호에 카메오로 나와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아이들이었는데 난 언제 어른 되냐"는 셀프 디스를 날린 것도 이 무렵이다.

그 뒤로는 굴곡이 깊었다. 회사가 문을 닫고 40억 원의 빚을 떠안아 신용불량자가 됐다가, 뮤지컬과 예능 출연으로 2009년 빚을 다 갚았다고 밝혔다. 법적 문제도 이어졌다. 2014년 지인에게 빌린 1억 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고소됐고, 2016년 클럽에서 여성들을 추행한 혐의가 더해졌다. 2017년 1심은 사기와 강제추행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고, 2018년 2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 신상정보 등록 10년으로 형이 줄었다. 변호인은 이 무렵 양현석이 그의 빚을 대신 갚아 줬다고 전했다. 2022년에는 주점에서 주인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 100만 원에 약식 기소됐다.

2011년에는 23살 어린 박미리와 혼인신고부터 해서 화제가 됐고, 딸과 아들을 뒀다. 2020년 스타 애장품을 경매해 기부하는 플랫폼 베리스토어의 부사장이 됐고, 유튜브 인터뷰에서는 "이제 그냥 회사원"이라며 담담한 근황을 전했다. 요즘은 틱톡 라이브로 팬들을 만난다. 재결합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서태지와 양현석은 선을 그었지만,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다는 뉘앙스를 내비친 멤버는 이주노뿐이다. 소소한 여담 하나. 경주 이씨 족보로 따지면 페이커와 같은 항렬이다.